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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식/산업&시장

반도체 밸류체인 한 번에 정리 (메모리·시스템부터 점유율, 시장 특징까지)

반도체 밸류체인 한 번에 정리
주식 뉴스만 봐도 "TSMC, ASML, 엔비디아, 삼성전자…" 이름이 끝없이 나오는데, 누가 뭘 하는 회사인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더라고요. 며칠 잡고 노트에 끄적이며 정리해봤는데, 한 번 흐름을 잡아두니까 다음부턴 기사가 훨씬 잘 읽혀요. 오늘은 그 정리한 내용을 같이 풀어볼게요.

먼저, 반도체는 크게 두 시장으로 갈려요

반도체 기사를 보면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요. 이게 사실상 시장을 나누는 큰 기준이에요. 한국에서 그동안 메모리(삼성·SK하이닉스)에 워낙 집중해와서, "메모리가 아닌 것"을 뭉뚱그려 비메모리라고 부르게 된 거거든요.

구분 하는 일 시장 비중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 저장 (DRAM, NAND, HBM) 약 30%
시스템 반도체 (비메모리) 계산·제어 (CPU, GPU, 모바일AP, 이미지센서 등) 약 70%
왜 한국 정부와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에 자꾸 눈을 돌릴까? — 시장의 70%가 시스템인데, 한국이 강한 건 30% 짜리 메모리 쪽이거든요. 큰 파이를 두고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예요.

반도체는 결국 '분업 산업'이에요

처음 공부하면 가장 헷갈리는 게 "왜 이렇게 등장 인물이 많지?"인데요. 알고 보면 단순합니다. 칩 하나 만들려면 공정이 너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어서, 한 회사가 다 못 해요. 그래서 단계별로 잘게 쪼개서 분업하거든요.

옷 만드는 거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돼요. 디자이너(설계)가 도안을 그리면, 봉제 공장(제조)이 옷을 박고, 마감 공장(후공정)이 단추 달고 다림질하고, 그 사이에 재봉틀 회사(장비)와 원단 회사(소재)가 끼어 있는 거죠.

이 흐름을 정리하면 이런 모양이에요.

단계 하는 일 대표 회사
IP / EDA 설계 자산·도구 판매 (아키텍처, CAD) ARM, 시놉시스, 케이던스
팹리스(설계) 칩 설계·브랜드 판매 (공장 없음) 엔비디아, 퀄컴, AMD, 애플, 미디어텍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설계를 파운드리 맞춤 도면으로 변환 에이디테크놀로지, 가온칩스, GUC, 알파웨이브
파운드리 설계 받아 위탁 생산 TSMC, 삼성, SMIC, UMC
IDM 설계+제조 모두 (자체 팹 보유) 인텔,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OSAT (후공정) 패키징·테스트 수탁 ASE, 앰코, JCET, 파워텍
장비 노광·식각·증착·검사 장비 ASML, AMAT, 램리서치, KLA, TEL
소재·부품 웨이퍼·가스·포토레지스트 신에츠, 섬코, JSR, 도쿄오카
잠깐, 디자인하우스가 뭐예요?
팹리스가 그린 회로 설계를 파운드리(예: 삼성·TSMC) 공정에 맞게 다시 다듬어주는 회사예요. 옷 비유로 치면 디자이너 도안을 봉제 공장 기계에 맞춰서 패턴화해주는 일을 하는 거죠. 한국엔 에이디테크놀로지·가온칩스 같은 회사가 있고,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의 핵심 협력사예요.

기사에 자주 나오는 용어, 한 번에 정리

저도 처음엔 "팹리스랑 파운드리가 뭐가 다른 거지?"부터 막혔거든요. 짧게 한 줄씩 풀어볼게요.

용어 쉽게 풀면
IDM설계·제조·판매 다 하는 종합 반도체 (예: 삼성, 인텔)
IP / Chipless설계의 큰 뼈대(아키텍처)만 만드는 회사 (예: ARM)
팹리스 (Fabless)공장(Fab)이 없는(less) 회사. 설계만 하고 제조는 외주
디자인하우스팹리스 도면 → 파운드리 맞춤 도면으로 변환
파운드리 (Foundry)남이 그려준 도안대로 칩만 찍어주는 위탁 공장
OSAT패키징·테스트 외주 받는 후공정 업체
웨이퍼 (Wafer)실리콘으로 만든 동그란 원판. 칩의 도화지
노드 (Node)공정 미세화 단위. 5nm, 3nm. 작을수록 최신·고성능
EUV / DUV노광 장비가 쓰는 빛. EUV가 더 짧고 정밀(=최신)
DRAM / NAND메모리 두 종류. DRAM = 빠른 단기 기억, NAND = 저장창고
HBMDRAM을 층층이 쌓은 고대역폭 메모리. AI 가속기에 붙음
ASIC특정 용도 맞춤형 칩 (예: 구글 TPU, 채굴용 칩)
EDA반도체 설계용 CAD 같은 소프트웨어
처음엔 용어가 무섭게 보이는데, 친해지면 결국 같은 말 다른 표현이라는 걸 알게 돼요. 예를 들어 "TSMC 3나노 가동" = "TSMC가 3nm 노드의 파운드리 라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뜻이거든요.

단계별 점유율, 누가 왕이냐면요

점유율 숫자는 분기마다 조금씩 바뀌고, 발표 기관마다 셈법도 달라요. 그래서 아래는 2024~2025년 트렌드포스·옴디아 공개 자료 기준 대략적인 수치라고 보시는 게 좋아요.

파운드리 (TrendForce 2024~2025 기준)

회사 국가 점유율
TSMC대만약 60% 이상
삼성전자 파운드리한국약 9~10%
SMIC중국약 5~6%
UMC대만약 5%
글로벌파운드리미국약 4~5%

TSMC 한 곳이 절반 이상 가져가요. 1등이 너무 압도적이라 처음 봤을 때 좀 놀랐어요.

메모리 — DRAM (옴디아·트렌드포스 2024~2025 기준)

회사 국가 점유율
삼성전자한국약 40%
SK하이닉스한국약 35%
마이크론미국약 20%

DRAM은 사실상 한·미 3사 과점이에요. 한국 두 회사 합치면 70%가 넘기 때문에, "메모리 강국"이라는 표현이 빈말이 아니거든요. NAND는 여기에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이 더 끼어서 5사 체제로 좀 더 분산돼 있어요.

AI GPU (데이터센터, 2024~2025 기준)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AI 가속기에서 약 90% 이상으로 거의 독점 수준이에요. AMD가 MI 시리즈로 추격 중이고, 인텔 가우디(Gaudi)가 그 뒤를 따라가는 형태입니다. 빅테크들이 자체 ASIC(구글 TPU, 아마존 트레이니움)도 만들고 있어서, 비중은 천천히 깎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에요.

장비 (4대 + ASML)

회사 강한 분야 국가
ASMLEUV 노광 (사실상 100%)네덜란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증착·식각 등 종합미국
램리서치식각·증착미국
KLA계측·검사미국
도쿄일렉트론(TEL)코터·디벨로퍼·식각일본

EUV는 ASML 한 곳이 100%예요. 다른 데서 못 만들어요. 그래서 삼성도 TSMC도 ASML 앞에 줄 서 있는 형국입니다.

반도체 시장의 좀 특이한 점들

이 시장 좀 들여다보면 다른 산업이랑 다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처음엔 "왜 이렇게 굴러가지?" 싶었던 부분들이요.

① 메모리는 IDM, 시스템은 팹리스+파운드리 구조
시장의 70%인 시스템 반도체는 인텔(IDM) 빼면 거의 다 "팹리스가 설계 → 파운드리가 생산"하는 분업 구조예요. 그래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파운드리(TSMC·삼성)의 일감이 커지는 거고요. 한국이 시스템·파운드리 쪽에 자꾸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② 한 나라에 너무 몰려 있어요
파운드리 최첨단은 거의 대만 한 곳, EUV 장비는 네덜란드 한 곳, 포토레지스트·실리콘 웨이퍼는 일본. 어느 한 곳에 사고 나면 전 세계가 멈출 수 있어요. 그래서 "지정학 리스크"라는 말이 반도체 기사에 그렇게 자주 나오는 겁니다.
③ 사이클(주기) 산업이에요
반도체는 수요·공급이 출렁이는 사이클 산업이에요. 2~4년 단위로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오는데요. 공장 짓는 데만 2~3년 걸리니까, 수요 보고 짓기 시작하면 이미 늦어서 가격이 뚝 떨어지는 구조거든요. "치킨게임"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어요.
④ 자본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요
최첨단 팹(공장) 하나 짓는 데 20조 원 넘게 들어요. ASML EUV 장비 한 대가 약 2,000억 원, 더 최신인 High-NA EUV는 약 4,000억 원대로 알려져 있어요. 주문 후 납기도 약 18개월 이상이고요. 그래서 살아남은 회사가 점점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⑤ 미·중 갈등의 한복판
미국이 첨단 칩과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고 있어요. ASML EUV 장비도 중국엔 못 팔고요. 반대로 중국은 자체 공급망을 만들려고 SMIC·CXMT에 막대한 보조금을 붓고 있어요. 정치 뉴스가 곧 반도체 뉴스인 시기예요.
⑥ 유통은 'B2B'… 대리점도 있어요
일반 소비자는 칩을 직접 살 일이 거의 없잖아요. 칩 회사 → 세트 회사(애플·삼성 등) 또는 → 디스트리뷰터(애로우·애브넷·WPG)를 거쳐 다시 산업재 고객에게 가는 구조예요. 메모리는 보통 분기마다 가격을 협상하고, 비메모리는 장기 공급 계약이 많습니다.
주의 — 점유율과 가격은 분기 단위로 바뀌고, 환율·재고·AI 수요에 따라 출렁여요. 투자 판단 목적으로 보시는 거라면, 분기 실적 발표(어닝)와 트렌드포스·옴디아 리포트를 같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처음엔 용어가 너무 많아서 멀리서 보던 산업이었는데, "메모리 vs 시스템" 큰 그림과 "설계→생산→후공정" 분업 흐름을 머리에 넣어두니까 기사 한 줄이 어디 부분 얘기인지 감이 와요. 다음에 "TSMC 3나노 양산"이나 "ASML High-NA 출하" 같은 헤드라인이 보이면, 이 글 표를 한 번 다시 떠올려보세요. 훨씬 잘 읽히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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